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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만의 우승…한국, 2승 남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원맨쇼를 앞세워 난적 호주에 대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서는 꿈을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2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동점골과 손흥민의 역전골에 힘 입어 연장 혈투 끝에 호주를 2-1로 물리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과 25위 호주는 만날 때마다 박빙의 승부를 펼쳐왔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호주와 역대 상대전적에서 9승11무9패로 균형을 맞췄다. 2010년대 이후 맞대결에서도 3승3무2패로 앞섰다. 한국은 또 9년 호주전 패배도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와 만나 연장 접전 끝에 1-2로 졌다. 당시 0-1로 뒤진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었던 손흥민(토트넘)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이번엔 뜨거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함께 선발 출전했다. 대회 직전 부상 당한 황희찬은 앞서 열린 조별리그 바레인전, 요르단전은 결장했다.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선 후반 교체로 출전했다.   최전방은 사우디와의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이 맡았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손흥민, 황희찬과 함께 2선 공격에 나섰다. 중원은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가 책임졌다. 포백 수비 라인은 설영우(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김태환(전북)이 출전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번 대회에서 선방쇼를 펼치고 있는 조현우(울산)가 꼈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주도권 쥐고 전반 내내 호주를 압박했다. 그러나 골로 연결하진 못했다. 그러자 호주가 반격에 나섰다.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이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전반전을 볼 점유율에서 70-30으로 앞섰다. 그러나  슈팅에선 0-6, 유효 슈팅은 0-2로 밀리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 선수들의 발까지 무거워졌다. 충분히 쉬지 못한 탓이다. 한국은 사우디와 16강전을 치른 뒤 이틀 밖에 쉬지 못한 반면 호주는 일찍 16강을 치러 나흘이나 휴식했다. 후반 중반까지도 동점골이 터지지 않자, 다급해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후반 중반부터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양현준(셀틱)을 연이어 투입하며 막판 총공세를 펼쳤다.   절체절명의 순간 손흥민이 움직였다. 후반 추가 시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수 셋을신들린 듯한 몸놀림으로 돌파한 손흥민은 네 번째 선수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페널티킥 키커로는 황희찬이 나서서 침착하게 마무리해 동점을 만들었다. 사우디와의 16강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으로 추가 시간에 나온 한국의 동점골이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연장 전반부터 몰아쳤다. 이번엔 손흥민의 발끝이 번뜩였다. 연장 전반 14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손흥민이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차 그림 같은 역전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남은 시간을 잘 지켜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피주영 기자손흥민 우승 한국 축구대표팀 호주전 패배 극적인 동점골

2024-02-02

[카운터어택] 1승1무1패에 대한 고찰

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7일 금의환향했다. 8강전과 준결승전, 결승전이 아직 남았다. 하지만 한국이 대회를 마친 만큼 아드레날린을 뿜으며 경기를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목표였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 혼신의 노력을 다한 한국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자, 잔치가 끝났으니 차분하게 계산서를 한 번 뽑아보자.   현 월드컵처럼 조별리그 네 팀 중 상위 두 팀이 16강에 오르는 경우, 2무1패(승점 2점)여도 올라갈 수 있다. 한 팀이 3승을 거두고 나머지 세 팀이 서로 비길 때다. 3승 팀에 가장 적은 점수 차로 진 팀이 올라간다.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월드컵 실제 사례는 없다. 반대로 2승1패(승점 6점)도 떨어진다. 한 팀이 3패를 하고, 나머지 세 팀이 물고 물리는 경우다. 1982 스페인월드컵에서 알제리가 2승1패로 떨어졌다. 그렇다면 조별리그를 통과한 2무1패와 탈락한 2승1패 중 누가 더 잘한 걸까.   한국은 이번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승점 4점)였다.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0 무승부, 2차전에서 가나에 2-3 패배, 3차전에서 포르투갈에 2-1 승리를 기록했다.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였다. 2006년에는 울었고, 2010년과 이번에는 웃었다. 물론 숫자가 모든 걸 말하지는 못한다. 과거 월드컵에서 한국은 대개 상대에 밀리다가 한두 번 기회를 살려 이기거나 비겼다. 반면 이번에는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갔다. 분명히 후한 점수를 줄 부분이다.   월드컵 개막 전까지 파울루 벤투 감독은 꽤 비판을 받았다. 세계적 강팀을 상대로 그의 전술이 통할까 의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에는 통했고, 16강전 상대인 브라질에는 통하지 않았다. 상상하기 싫지만, 만약 조별리그 3차전에서 0-2로 뒤지던 가나가 우루과이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면 한국의 16강은 꿈으로 끝났다.     30년도 더 지난 고교 시절 일이다. 하루는 사회 선생님이 교탁 바로 앞 친구 머리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만약에 말입니다. 이 학생이 훗날 대통령이 됐다고 칩시다. 누군가 제게 ‘대통령은 학생 시절 어떤 분이었나’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눈빛과 후광이 눈부셔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학생이 훗날 연쇄 살인마가 됐다고 칩시다. 같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눈을 마주치기 싫었다. 눈빛에 어둠의 기운이 흘렀다.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했다’고 말입니다. 음하하.” 장혜수 / 한국 콘텐트제작에디터카운터어택 고찰 한국 축구대표팀 한국 선수들 조별리그 3차전

2022-12-11

한국 축구, 8강 문턱 못 넘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을 노리는 한국 축구의 도전이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아쉽게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후반 백승호(전북)의 만회 골이 터졌으나 결국 1대 4로 패했다.   한국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7분 만에 수비가 뚫리면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13분에는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가 골을 빼앗겼다.   전반 29분 히샤를리송(토트넘)에 이어 전반 36분 루카스 파케타(웨스트햄)까지 골 세레머니를 펼쳤다.   한국은 후반 20분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교체 투입돼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가 후반 31분 중거리 슛으로 추격 골을 터트린 뒤 상대를 몰아붙여 봤지만 이미 크게 기운 승부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이자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에 성공한 한국은 염원하던 원정 8강행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한국 28위)인 브라질은 지난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한국에 1대 5 패배를 안긴 팀이다. 물러설 곳 없는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 무대에서 다시 마주한 브라질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소속팀에서 안와골절상을 당해 수술까지 받은 뒤 안면 보호대를 쓰고 그라운드를 질주한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태극전사들은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펼치며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서왔지만, 브라질마저 넘어서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팬 여러분께서 응원해주셨는데 죄송스럽다”며 “저희도 최선을 다했지만 너무 어려운 경기를 한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많은 응원으로 예전에 받지 못했던 경험을 하게 해주신 팬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선수들과 함께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월드컵을 마치며 인사했다.   이번 경기로 한국과 브라질의 역대 전적은 8전 1승7패로 간격이 벌어졌다.   한국을 꺾고 8강에 오른 브라질은 앞서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꺾은 크로아티아와 9일 오전 10시(동부시간)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동유럽의 강자 크로아티아는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심종민 기자 shim.jongmin@koreadailyny.com한국 축구 한국 축구대표팀 카타르 월드컵 월드컵 원정

2022-12-05

한국, 12년만에 월드컵 16강 진출

한국 축구가 다시 한 번 16강 진출의 기적을 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대 1로 승리를 거머쥐며 극적으로 조 2위를 확정해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원정 16강을 달성한 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두 번째이자 12년 만이다.   한국과 포르투갈 양팀은 이날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승부를 보였다.   선제 실점은 한국의 수비 조직력이 어수선했던 전반 5분에 나왔다. 포르투갈의 측면 수비수 디오구 달로트(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시도한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서 쇄도하던 히카르두 오르타(28·브라가)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의 반격은 전반 27분에 시작됐다. 코너킥 찬스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상대 위험지역 정면으로 올린 볼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적)의 등에 맞고 흐르자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31·울산)이 넘어지며 왼발로 밀어 넣어 승부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앞선 조별리그 1·2차전을 1무1패(승점 1점)로 마친 한국은 16강 진출을 위해 ‘무승부’가 아닌 ‘승리’가 필요했다. 포르투갈을 꺾고 승점을 4점으로 끌어올린 뒤 우루과이가 가나와의 3차전에서 이기거나 비기길 기다리는 시나리오였다. 같은 시간 열린 우루과이 대 가나의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2-0으로 앞서나가며 16강을 위한 경우의 수가 ‘포르투갈전 승리’로 좁혀졌고, 한국은 단 한 골만 추가하면 H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후반 들어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흐름을 장악하던 한국은 후반 20분 이재성(30·마인츠)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활발한 돌파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번번히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하면서 16강 진출 희망의 불씨가 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추가시간(6분)을 알리는 부심의 사인 이후 기적이 만들어졌다. 후반 46분 한국팀 진영에서 공을 따낸 손흥민(30·토트넘)이 역습 찬스에서 70m 가까운 거리를 내달리며 포르투갈 수비수 6명을 잇달아 제치고 공간을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볼을 넘겼다.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결정적인 문전 앞 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하면서 골 망을 흔들었다.   앞서 조별리그 1,2차전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황희찬은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기다리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투지를 불태운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우루과이 대 가나의 경기는 끝나지 않아 센터서클 부근에 둥그렇게 보여 경기 결과를 지켜보던 한국 선수단은 우루과이의 2대 0 승리가 확정되자 포효하며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부상을 딛고 한국을 사상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이끄는 ‘극장 골’을 쏘아 올린 황희찬은 “제 몸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라며 ‘헌신’을 강조했다.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주장 손흥민은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에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에너지와 힘을 받았다”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엔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의 16강 상대는 2승 1패로 G조 1위를 차지한 월드컵 최다(5회) 우승국 브라질로 결정됐다.   경기는 오는 5일 오후 2시(동부시간)에 열린다.    >>관계기사 3면 심종민 기자월드컵 진출 한국 축구대표팀 카타르 월드컵 남아공월드컵 이후

2022-12-02

한국, 우루과이와 무승부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비록 승전보를 울리진 못했지만 남미 강호를 상대로 대등하게 맞서면서 승점을 나눠 가져 16강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우루과이와 0 대 0으로 비겼다.   득점하지 못했지만 벤투 감독은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장악하는 ‘빌드업 축구’를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당당하게 펼쳐 보이며 한국에 승점 1을 안겼다. 우루과이의 슈팅이 두 차례나 골대를 맞고 나가는 행운도 따라줬다.     주장 손흥민은 지난 2일 소속팀 경기에서 안와 골절상을 당한 뒤 수술을 받고 안면 보호대까지 착용하면서 이번 경기에 22일 만에 실전에 나서 풀타임을 뛰는 투혼을 펼쳤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 2-0 승리에 이어 월드컵 본선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축구 사상 처음이다.   한국의 다음 경기는 28일 오전 10시(동부시간) 가나, 12월 2일 오전 10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2~3차전을 이어간다.   >> 관계기사 한국판·일간스포츠  심종민 기자 shim.jongmin@koreadailyny.com손흥민 우루과이 한국 축구대표팀 한국 우루과이 관계기사 한국판

2022-11-24

남미 상대 첫 승리로 12년만에 16강 시동…한국, 남미팀에 1무 4패

4년여를 달려온 벤투호가 드디어 12년 만의 월드컵 16강행의 시동을 건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5시(서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가나, 포르투갈과도 한 조인 우리나라는 카타르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대회에서 4강 신화도 썼지만, 원정 월드컵에서 최고 성적은 남아공 대회 16강이다.     카타르 대회에서 다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첫 경기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는 H조에서 1위 후보로 거론되는 만만찮은 상대다. 게다가 한국 축구에는 ‘남미 징크스’가 있다.  한국은 그동안 월드컵 본선에 10번 출전해 34경기를 치렀고 6승을 수확했다.   이 중 유럽 팀을 상대로 5승(2002년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 승리는 무승부 간주)을 거두고 아프리카 팀에 1승을 따냈다.   반면, 남미와 북중미 팀에는 지금까지 8전 2무 6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남미 팀과 성적은 1무 4패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 2패씩을 당했고, 볼리비아와 한 차례 비겼다.   공교롭게도 마지막으로 남미팀과 맞붙은 게 바로 우루과이와 치른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전에서였다.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루이스 수아레스의 멀티골에 1-2로 져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이른바 사우디가 보여준 ‘루사일의 기적’은 이번 대회를 시작하는 태극전사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수비수 김진수(전북)는 “축구는 강팀이 질 수 있고, 약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라면서 “아시아 국가로서 사우디가 이겼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제 많은 분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가 잘 준비해서 (우루과이에)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미드필더 손준호(산둥 타이산)도 “같은 아시아 국가로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선수들의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우리가 준비하는 데 있어 사우디의 승리가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역대 대표팀 간 전적에서 1승 1무 6패로 뒤져 있다.   다만, 유일한 1승이 벤투 감독 지휘 아래 이룬 것이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세 번째 A매치로 2018년 10월 서울에서 치른 친선경기에서 우루과이를 2-1로 누르고 처음 승리를 맛봤다.   당시 골을 넣은 선수가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황의조(올림피아코스)와 정우영(알사드)이다.남미팀 남미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 승리 카타르 월드컵

2022-11-22

[J네트워크] 귀화 선수 태극전사, 어때요

올해는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20주년이다. 20년 전인 2002년 6월 3일은 한국과 폴란드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전날이었다.     이튿날인 4일, 한국은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고 감격스러운 월드컵 첫 승을 거뒀다. (아직도 현장에서 취재하던 그 때가 생생하다.)   2002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변곡점이었다. 많은 게 바뀌었다. ‘맨땅 축구’는 사라지고, 월드컵 경기장 10개와 수많은 잔디 구장을 갖게 됐다. 10개였던 프로축구 K리그 구단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고, 유럽처럼 승강제를 도입했다. 일본 J리그 진출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던 시절이 무색하게, 요즘은 유럽 중소리그 진출은 뉴스가 안 된다. 4대 빅리그쯤은 진출해야, 아니 득점왕은 해야 뉴스다.   모든 게 다 발전하고 좋아졌을까.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중에서도 꼭 짚고 넘어갈 게 있다. 바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순혈주의, 바로 귀화 선수 태극전사가 등장할 수 있을지 문제다.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지금 당장의 핫 이슈는 아니다. 하지만 고민할 시점이 곧 올 거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큰 고민거리가 부실한 수비였다. 해결책으로 제시된 게 당시 전남 드래곤즈의 브라질 출신 수비수 마시엘 귀화였다. 4년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뽑힐 만큼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귀화도, 대표팀 발탁도 무산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꼭 귀화 선수여야 하나” 같은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   2002 한·일 월드컵 10주년이던 201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전북 현대의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에닝요의 특별귀화 문제가 불거졌다. 에닝요와 팀을 함께했던 최강희 전 전북 감독이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다. 감독은 적극적인데, 대한체육회와 법무부가 귀화 추진에 미온적이었다. “한국말을 배우려는 의지가 없다” 등의 이유를 댔지만, 사실상 부정적 여론이 원인이었다.   지난달 대구FC의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세징야가 ‘50(골)-5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2016년부터 K리그에서 활약한 그의 귀화 얘기는 꾸준히 나왔다. 그를 귀화시켜 국가대표팀에서 손흥민과 투 톱을 만들자는 얘기도 있었다. 세징야는 시험까지 치러야 하는 일반귀화를 준비 중이다. K리그에서의 활약만 본다면 태극마크를 달고도 남을 만하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가나가 외국 국적 선수 귀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렇게까지 해서 전력을 강화해야 할까. 대답은 제각각일 테다. 그와 별개로 귀화 선수를 태극전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특히 축구에서. 스스로 물어볼 때가 됐다. 마시엘에서 20년, 에닝요에서 10년,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콘텐트제작에디터J네트워크 태극전사 귀화 귀화 선수여야 한국 축구대표팀 특별귀화 문제

2022-06-05

'골대만 세 차례' 벤투호, 황희찬 PK 골로 UAE에 1-0 승리(종합)

(고양=연합뉴스) 안홍석 장보인 기자 = 한국 축구가 지독한 골대 불운에도 승리를 챙기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3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에만 조규성(김천)과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이 연달아 골대를 맞고 나오고, 후반에도 손흥민의 헤딩슛이 크로스바에 막히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리드는 지켜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5위인 우리나라는 이로써 3승 2무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승점을 11로 늘린 채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A조 선두였던 이란(승점 10·3승 1무)은 3위 레바논(승점 5·1승 2무 1패)과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A·B조 1, 2위는 본선에 직행한다. FIFA 랭킹 71위 UAE는 3무 2패로 승점 3에 머물렀다. 한국 대표팀은 국내에서 이틀 동안 회복을 하고 14일 오전 출국해 17일 오전 0시 카타르 도하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6차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부상으로 이번에 합류하지 못한 대표팀 붙박이 원톱 황의조(보르도) 대신 조규성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측면 공격수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을, 2선 중앙에는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카잔)을 배치했다. 중원은 정우영(알사드)에게 맡겼다. 종아리를 다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 김영권(감바 오사카) 대신 권경원(성남)이 김민재(페네르바체)와 함께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췄고, 김진수(전북)와 이용(울산)이 좌우 풀백으로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울산)가 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원활한 연계 플레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결실로 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8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에 이은 이재성의 헤딩슛이 옆 그물을 출렁였고, 2분 뒤 황인범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3분 손흥민의 오른쪽 코너킥을 조규성이 골 지역 오른쪽에서 헤딩으로 살짝 돌려놓았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어 조규성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대 포스트를 맞고 나와 관중석에서 탄식이 터졌다. 손흥민은 전반 30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황인범의 침투 패스를 받아낸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옆으로 향했다. 여러 차례 기회에도 득점하지 못하던 대표팀은 결국 전반 36분 황희찬의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무너뜨렸다. 황인범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UAE 알리 하산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오른발로 가볍게 차넣었다.   전반 45분에는 손흥민이 미드필드부터 혼자 공을 몰고 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다시 골대를 맞고 나와 추가 득점 없이 전반을 끝냈다. 우리나라는 전반에 11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을 시도했다. UAE는 유효슈팅 없이 단 하나의 슈팅만 기록했다. 벤투호는 후반에도 경기를 주도했다.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기회를 노렸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 잠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반 16분 타흐눈 알자비의 위협적인 왼발슛을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던져 가까스로 막아냈다. 대표팀은 이후에도 계속 UAE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후반 29분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에 손흥민이 문전으로 쇄도하며 날린 헤딩슛이 이번에는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벤투 감독은 후반 31분 조규성을 빼고 송민규(전북)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더욱 공격으로 나섰고, 송민규가 왼쪽 측면을 받쳤다. 후반 36분에는 지친 김민재를 박지수(김천)와 교체해 수비를 강화했다. 대표팀은 후반 38분 손흥민의 연이은 슈팅이 무위에 그치면서 끝내 UAE 골문을 더는 열지 못하고 한 골 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이 국내에서 치른 경기 중 처음으로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된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에는 유효좌석 약 3만 5천 석 가운데 3만 152석이 찼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내 개최 경기 중 최다 관중 기록이다. ahs@yna.co.kr, bo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손흥민 골대만 한국 축구대표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한국 대표팀

2021-11-11

'손흥민 선제골'에도 이란과 1-1 무승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이란 원정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3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에게 동점골을 내줘 결국 적진에서 승점 1씩 나눠 가진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7일 시리아와 3차전 홈 경기(2-1 승)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2009년 치른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1-1 무)의 박지성 이후 12년 만에 이란 원정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가 됐지만, 승리의 주인공까지 되지는 못했다.   한국은 2승 2무(승점 8)로 이란(3승 1무.승점 10)에 이은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란과 통산 상대 전적은 9승 10무 13패가 됐다.   47년 만의 이란 원정 첫 승 도전도 무위로 돌아갔다.   한국은 해발 1273의 고지대에 있는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0-2 패배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여덟 차례 맞붙어 3무 5패만 기록했다. 한국으로서는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 날 경기에서 최근 이란 원정 3연패에서 벗어나고 이란의 연승 행진을 멈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2위(한국 36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이란은 최종예선 3연승을 포함해 지난해 10월부터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0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벤투 감독은 유럽파 공격수 손흥민,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시리아전에 이어 다시 한번 동시에 선발로 내보냈다. 황의조를 최전방에 세우고 시리아전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을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카잔), 황희찬과 2선에 배치했다.   정우영(알 사드)이 중원을 책임지고 좌우 풀백 홍철(울산)과 이용(전북), 중앙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지켰다. 송민규(전북)가 빠지고 이재성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면 시리아전과 선발 명단과 같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상대 골 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선전포고를 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공세를 펼쳤다.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황의조가 발을 제대로 갖다 대지 못한 뒤 이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딩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황인범이 전반 32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슛은 수비 맞고 굴절됐고, 손흥민이 전반 39분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왼발슛은 골대 위로 날아갔다.   이란은 오히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면서 유럽에서 활약하는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과 메디 타레미(포르투)를 투톱에 세우고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43분에는 아즈문의 중거리슛과 타레미의 오버헤드킥에 이어 자한바흐시의 슈팅까지 거푸 나왔지만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한국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3분 후방에서 이재성이 찔러준 공을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몰고 가다 상대 골키퍼가 달려 나오는 것을 보고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에 꽂아 넣었다.   이란에는 최종예선 첫 실점이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란 수비가 잠시 흔들렸다. 그러나 후반 8분 황인범의 슈팅은 수비벽에 막히고 후반 13분 손흥민의 오른발 중거리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한국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이후 한국은 만회골을 노린 이란의 거센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22분에는 사에이드 에자톨라히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때린 공이 골대를 맞고 나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결국 후반 31분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골 지역 오른쪽에서 아즈문이 올린 크로스를 자한바흐시가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균형을 맞췄다. 이란은 더욱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후반 33분에는 타레미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슈팅이 다시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황의조 대신 투입된 나상호(서울)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몸을 날린 골키퍼 선방에 막혀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2021-10-12

물러갑니다, 이운재 "대한민국 대표 골키퍼 17년…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많은 사랑 감사드립니다." '거미손' 이운재(37.수원 삼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골문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던 순간 대표로 보낸 17년의 세월이 떠오르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4만여 팬 앞에서 감사와 함께 변함없는 축구 사랑을 부탁했다. 이운재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 생활을 마감했다. 1994년 3월 5일 미국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뒤 이날까지 132차례 A매치를 치른 이운재는 0점대 방어율(경기당 0.86실점)과 국내 골키퍼 최초 센추리클럽 가입(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이라는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 청주상고 1학년 때 공격수에서 골키퍼로 전향한 그는 동물적인 감각을 익히기 위해 질주하는 자동차 번호판을 외우며 국가대표를 꿈꿨다. 경희대 3학년 때 94 미국 월드컵 대표로 발탁된 그는 독일과 조별예선 전반이 끝난 뒤 0-3에서 최인영을 대신해 투입됐다. 독일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이운재라는 이름을 알렸다. 96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폐결핵이 그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는 2002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호아킨의 킥을 막아 내며 4강 신화를 이뤄 냈다. 유독 승부차기에 강했던 그는 2007 아시안컵 이란과 8강전 일본과 3.4위전에서 모두 승부차기 승리를 일궈내는 공로를 세웠다. 하지만 바로 그 대회에서 불거졌던 음주 파문으로 1년간 대표로 뽑히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를 하며 와신상담한 그는 2008년 11월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 때 대표로 돌아왔다. 레이저 빔을 쏘아대는 사우디 관중의 방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사우디의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 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붉은악마와 수원 서포터스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운재 ★'라고 적힌 카드섹션을 펼쳤다. 사라 브라이트만의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Time to say goodby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그에게 공로패를 전했다. 그와 함께 필드를 누볐던 후배들은 그를 헹가래치며 선배의 떠나는 길을 밝혔다. 숱한 강슛을 막아 낸 이운재의 왼손 검지는 완전히 접혀지지 않는다. 꺾이고 생채기 난 그의 손마디는 이날 더욱 빛났다. 그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수호신이었다. 이운재는 ■ 출생=1973년 4월 26일 충북 청주 ■ 대표팀 경력=94 미국 월드컵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96 애틀랜타 올림픽 2000.2004.2007년 아시안컵 A매치=132경기 114실점 ■ 가족=부인 김현주(36)씨와 2녀1남(윤서.은서.윤우) ■ 애창곡=흘러간 트로트 ■ 취미=골프(보기 플레이어.베스트는 74타) ■ 평생의 스승=김호(94 미국 월드컵 당시 대표로 발탁) ■ 생애 최고의 경기=2002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 ■ 축구 신조=이기려면 기다려라 수원=최원창 기자

2010-08-11

"선수들 생각의 속도, 30~40%만 소화…스리백은 괜찮았다"

-승리 소감은. "대표팀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해 상당히 기쁘다. 열심히 뛴 선수들이 고맙다. 특히 박지성.박주영 등 해외파들이 멀리서 왔는데 좋은 경기를 해 줬다. 오늘 이운재가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운재 선수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란다." -이틀밖에 훈련할 시간이 없었는데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는 어땠나. "스리백을 운용했는데 큰 무리 없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공격진의 박주영과 박지성 등도 전반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득점이 문제가 아니라 공격 전개가 좋았다. 앞으로는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데 좀 더 신경 쓰겠다.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젊은 선수들도 잘 뛰었다."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윤빛가람이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었는데. "선발할 때 고민을 참 많이 했다. 학연.지연 등 얘기가 나왔지 않나. 하지만 양심을 속이지 않고 선발한 게 오늘 제대로 적중한 것 같다. 선발로 내보낸 것은 김정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틀간 훈련하면서 윤빛가람이 김정우의 공백을 메울 거라고 믿었다." -3-4-2-1 전형의 양쪽 측면 미드필더들의 활약을 평가한다면. "이영표와 최효진이 아주 열심히 잘 뛰었다. 이영표는 기술 경기 운영 등에서 나무랄 데 없었다. 최효진은 대표팀 경험이 없어 기복이 있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무리 패스가 치밀하지 못했다. 사이드에서 크로스만 하는 게 아니라 안으로 드리블하며 중앙공격수로 전환을 요구했는데 그게 안 돼 아쉽다." -생각의 속도를 강조했는데 만족하나. "30%만 생각을 하고 뛰었다. 볼 터치를 한 번만 하고 몸보다 생각이 빨라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데 30~40%밖에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A매치에 해외파를 또 소집할 건가. "해외파 선수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술 이해도를 높이고 대표팀에 녹아들 필요가 있다." -중앙수비수를 전진시키지 않았는데. "오늘은 일부러 지시하지 않았다. 역할을 확실히 숙지하지 못해 불안했다. 밀고 나가는 걸 빨리 선택하고 스리백을 이끌어야 한다. 앞으로 중앙수비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용해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수원=온누리 기자

2010-08-11

윤빛가람·최효진 데뷔골, 조광래호 산뜻한 출발…나이지리아 평가전 2-1 승리

조광래식 토털사커가 화려하게 출범했다. 투박했던 한국 축구가 세련된 기술 축구로 변신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불과 이틀밖에 발을 맞추지 않았음에도 감독의 구상대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베테랑들의 진지한 자세와 기회를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새내기들이 잘 어우러졌다. 조 감독이 경남 FC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운 애제자 윤빛가람(20)은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최효진(27.서울.사진)은 탱크 같은 돌파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고 예리한 침투로 결승골을 낚았다. 한국은 394회 패스 중 324회를 성공해 82%의 놀라운 성공률을 기록했다. 토털사커 가능성=한국 축구가 확 바뀌었다. 경기 전 조 감독이 강조한 개념들이 그라운드에서 반영됐다. 두 번의 골 장면은 조 감독의 토털사커가 만든 작품이었다. 전반 16분 윤빛가람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최효진의 스로인을 받아 주저 없이 돌파해 들어갔고 통렬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1-1이던 전반 45분에는 문전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최효진이 박지성(맨유)의 스루패스를 받아 왼발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두 번 다 미드필더의 2선 침투가 빛났다. 빠른 판단과 과감한 플레이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은 "공격수들이 공격을 할 때 뒤에서 구경만 하는 선수는 반갑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드필더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승리로 이어졌다. 조 감독의 예고대로 한국은 적극적인 측면공격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조 감독은 좌우 윙백인 이영표(알 힐랄)와 최효진을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전진 배치했다. 공격 재능이 뛰어난 최효진은 오른쪽 측면을 부지런히 넘나들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포어 리베로(Fore Libero)' 시험은 없었다. 스리백 중 가운데 수비수가 공격 때에는 미드필드로 올라와 중원을 장악하겠다는 게 조 감독의 복안이었지만 적임자인 조용형(알 라이안)이 컨디션 문제로 경기 막판 교체 투입돼 시기를 놓쳤다. 빨라진 생각의 속도=조광래 감독은 합숙 첫날인 지난 9일 선수들에게 A4용지 5장 분량의 작전노트와 DVD를 나눠줬다. 사령탑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받은 선수들은 이를 이행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빠른 볼처리와 다음 동작을 미리 생각하는 플레이로 경기의 템포가 아주 빨라졌다. 취임 일성으로 "요구 수준이 더욱 높아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한 조 감독의 다짐은 첫 경기부터 성과를 냈다. 미드라이커 박지성=박지성은 바뀐 팀 전술 속에서도 제 역할을 다 했다. 특히 3-4-2-1 포메이션에서 '미드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임무를 부여받아 공격라인을 이끌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중심을 지키면서 전방 전 지역을 폭넓게 커버했다. 때로는 박주영(모나코)과 위치를 바꿔 최전방 공격수가 됐다가 오른쪽 측면까지 넘나들었다.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이 돼 조광래팀에서도 팀 전술의 핵심임을 증명했다. 최효진의 결승골로 이어진 침투 패스는 "역시 박지성"이라는 찬사를 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수원=장치혁 기자

2010-08-11

① 포어 리베로 ② 미드라이커 ③ 생각의 속도…조광래 토털사커 발진

조용형이 포어 리베로…공격 땐 미드필드까지 전진 박지성이 미드라이커…때론 미드필더 때론 스트라이커 몸보다 빠른 판단력 강조…붙 잡기 전 다음 동작까지 생각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치렀다. 대표팀 지휘봉을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넘겨받은 조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조광래식 토털사커'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조광래식 토털사커는 3-4-2-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그의 축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포어 리베로(Fore Libero) 미드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생각의 속도'라는 세 가지 낯선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포어 리베로= 지나치게 수비적인 스리백의 약점을 보완한 변칙 전술이다. 수비시에는 일반적인 스리백처럼 3명의 중앙 수비수가 일(ㅡ)자로 포진하지만 공격시에는 3명 중 가운데 수비수가 미드필드까지 전진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럴 경우 2-5-2-1 포메이션이 되기 때문에 미드필드 싸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포어 리베로는 수비 능력은 물론 뛰어난 패싱력까지 갖춰야 한다. 당초 조 감독은 황재원(수원)을 포어 리베로의 적임자로 꼽았다. 하지만 황재원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조용형(알라이안)이 나이지리아전에서 이 역할을 맡게 됐다. 포어 리베로의 창시자는 독일 축구의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65)다. 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수비수이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면서 4골을 기록해 득점 랭킹 3위에 올랐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의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31.뉴욕)가 포어 리베로로 활약하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미드라이커=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를 합친 축구계의 신조어로 공격 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드필더를 말한다. 스트라이커 바로 아래에서 경기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역할을 오가는데 조 감독의 3-4-2-1 포메이션에서는 '2'에 위치하는 선수들이 미드라이커 임무를 맡게 된다. 조 감독은 주장 박지성(29.맨유)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좋은 기술을 보유했다. 공간 이해력도 높다"며 미드라이커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최전방 원톱(박주영)이 측면으로 빠지면 그 공간으로 침투해야 하고 수비 시에는 1차 저지선 역할도 해야 하는 만큼 박지성만 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이다.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이청용도 미드라이커 후보다. 미드라이커의 대표적인 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프랭크 램퍼드(32.첼시)다. 램퍼드는 2003~200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36경기에서 무려 22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5위에 올라 각 팀 스트라이커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생각의 속도= 조 감독은 스피드를 현대 축구의 최고 덕목으로 꼽는다. 그는 "현대 축구는 스피드와의 싸움이다. 빠른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몸보다 생각의 속도가 빨라야 한다.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상대 압박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훈련 중 조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도 '생각의 속도'다. 그는 볼을 잡은 선수가 우물쭈물하면 득달같이 달려가 "뭐 할 건데?"라며 핀잔을 준다. 볼을 잡기 전에 다음 동작까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뜻이다. 김종력 기자

2010-08-10

조광래 "공격 때 보고만 있는 선수, 나와 오래 못 갈 것"

축구대표팀의 조광래 체제가 본격 출범했다. 9일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분위기는 봄날 새 학기처럼 어수선하고도 활기찼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위해 새 얼굴 6명이 합류했다. 한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끊겼던 중견 멤버 3명도 재승선했다. 자연스레 의욕이 넘친다.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백지훈(수원)은 "조광래 감독님 부임 후 첫 소집이다. 첫 인상을 좋게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막내 지동원(19.전남)은 "TV로 보던 선배들을 직접 보니 꿈만 같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시간을 갖고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베테랑들은 변화를 실감한다. 박지성(맨유)은 "아직 같이 뛰어 보지는 않았지만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에 대해 기대가 크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남아공 월드컵 스타 이정수(알 힐랄)는 "사실 처음 보는 선수들도 있다. 한동안 월드컵을 위해 같은 멤버들끼리 조직력을 다져왔다. 이제 대표팀이 아주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전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는 골키퍼 이운재(수원)는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될 것이다. 땀을 흘리는 만큼 보상받는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긴장감도 감돈다. 남아공 월드컵 멤버 염기훈(수원)은 "이번에 합류한 새 선수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대표팀 자격이 있기 때문에 발탁된 것이다. 같은 입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광래 감독은 소집 첫날부터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공격할 때 가담하지 않고 수비할 때 내려오지 않는 선수는 반갑지 않다. 박주영.박지성.이청용이 공격하는 걸 뒤에서 보고만 있는 선수는 나와 함께 오래가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날씨가 더운 데다 주말 소속팀 경기를 뛰고 합류한 선수가 많아 이날 훈련은 가볍게 마쳤다. 대신 이날 저녁 미팅을 통해 새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 감독은 영상자료를 준비했다. 남아공 월드컵 경기는 물론 해외 유명 대표팀과 클럽팀의 영상을 편집해 '공격적인 스리백'의 철학을 강조했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은 새 대표팀 감독으로서 팬들께 드리는 첫 인사다. 첫 인사는 언제나 설레고 흥분된다. 훈련시간은 적지만 선수들이 이해력이 좋아 내가 원하는 축구를 잘 소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주=장치혁 기자

2010-08-09

박지성은 '신출귀몰 홍길동'…웸블리 경기 후 하루 만에 대표팀 합류

"바쁘다 바뻐." 허정무 감독에 이어 조광래 감독 체제 하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이 하루 사이에 무려 8854km를 날아 대표팀에 합류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8일 영국 웸블리구장에서 열린 맨유의 시즌 개막전인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에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경기 후 곧바로 히드로 공항으로 이동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웸블리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한국 시간으로 오전 5시에 인천행 비행기에 오른 박지성은 약 11시간의 비행 끝에 한국 땅에 도착했고 쉼돌릴 틈도 없이 대표팀 훈련장인 파주NFC로 달려갔다. 박지성은 11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출전하게 된다. 대표팀 합류 후 박지성은 약 1시간여 동안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을 하며 조광래호 1기 승선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시차와 피로가 겹쳐 지쳐 보일만도 했지만 박지성은 주어진 몫을 차분히 소화하며 주장다움을 보였다. 박지성으로선 빡빡한 일정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육체적 피로는 물론이고 맨유 내에서의 경쟁에서도 분명 불리함이 있다. 박지성은 맨유 소속 선수들 중에서도 A매치 소화를 위해서는 늘 가장 많은 이동거리를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박지성은 첫날 가벼운 훈련 후 "재능 많은 젊은 선수들이 새로 와 기대가 크다. 커뮤니티실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대표팀에 합류해 기쁘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남아공 월드컵 후 대표팀 은퇴도 고려했던 박지성은 이제 마지막 목표를 향해 산소탱크에 남은 마지막 산소를 모든 소진하겠다는 자세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은퇴하고 싶다"는 게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이루고 싶은 마지막 바람이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10-08-09

조광래호 11일 나이지리아와 첫 평가전

조광래호가 첫 발을 내딛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전4시(LA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 A매치 평가전을 통해 재대결을 갖는다. 이번 경기는 조광래 신임 감독이 과연 어떤 색깔의 축구를 선보여 데뷔전을 치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2-2 동점을 기록하며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조 감독은 스리백에 기반을 둔 3-4-2-1 포메이션을 가동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에 3-4-2-1 전형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뒤 "공격시 중앙 수비수가 미드필드진에 합류해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고 양 측면자원들은 상대 공격지역 깊숙히 파고들어 공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이 측면으로 움직일 경우 2선 공격수들이 1선에 가담하는 방안 또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 등 해외파 멤버들의 기용 폭에 대해서는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남아공 월드컵 당시 나이지리아전에 출장한 선수들이 대부분 전반전에 투입될 것"이라며 "후반에는 새로운 선수들을 투입해 2011 아시안컵 또 멀게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내용으로 '속도에 대한 적응'을 꼽았다. "현대 축구는 '속도와의 전쟁'이라 부를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 조 감독은 "스피드보다는 생각의 전환 속도가 빨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으로선 이번 경기가 사령탑 데뷔전이자 월드컵 리턴매치여서 승패에 마냥 초연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후반에는 이승렬을 필두로 조영철 홍정호 등 젊은 백업 요원들을 대거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동원은 박주영 대신 투입돼 '원톱 시험무대'에 설 가능성이 크다. 조 감독은 "2014년 월드컵에서 대형 공격수를 배출하려면 지금부터 준비시켜야 한다"며 지동원을 서둘러 합류시켰다. "(설레어) 밤잠을 못 이뤘다"는 기대주 윤빛가람도 A매치에 데뷔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수퍼 세이버' 빈센트 에니에아마와 공격 주축 잔 오비 미켈 아예그베니 야쿠부 등 주축 선수들의 절반 가량이 빠졌지만 월드컵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뽑은 칼루 우체를 비롯해 딕슨 에투후 대니 시투 피터 오뎀윙기 등 월드컵 주전 멤버가 출전한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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